고백

글..... 2003/12/29 10:43
비스듬한 사각형으로 되어있는 창틀사이로
비소리가 들려왔다.
이가 꽉 물리지 않은 창은, 작지만 긴틈으로
차가운 공기를 불어넣어주었다 비소리와 함께....


오래된 형광등 불빛에 눈은 익숙해져,
어떤 책을 펼쳐도 같은 글귀만 보이는듯 했다.
내가 가지지 못하는 것도, 내가 가지고 있는것도
못견디게 그리워지는 하루가 비가 온다는것에
무척이나 우울해졌다.


비는 모든 지붕에 붙어서 잠시 흐르는듯 살다
다시 처마끝에서 비로 변한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갑자기 만난 여름비에 머리카락을 다 적시어서는
속눈섭으로 떨어지는 비를 볼때가 있었다.
운이 좋으면 크게 맺힌 '비'방울로 잠시 사물을 볼때가 있었다.
둥굴게 말려진 길이나, 키작은 나무, 고장난 횡당보도 신호등,

색이 바랜빨간 우체통이나, 공중전화 박스를 볼때면 눈 망울 밑으로
가득 눈물이 맺히는걸 느낄수가 있었다.
눈은 작은 세상을 밀어 올려 내 눈앞의 세상과 조우하였다.
빨간 물감과 파란 물감이 섞이는 것처럼 갑자기 딴 공간이 펼쳐지는듯한
경험은 내 온몸에 몇만개의 벼락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날 뒤흔들곤 하였다.
눈을 깜박이는 것, 새끼 손가락으로 속눈섭을 쓰다듬는 일, 제일 좋아하는
책의 제목을 되뇌이는일...등의 일외에는
절대 할수가 없었다.
그 이상의 일을 했다가는 쓰러져 다시는 일어날수 없을거 같았으니까.



-비가 왔을때...





.......

마치 그때 같습니다.
당신을 만난 지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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