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아침, 창문을 열고 물끄러미 비 오는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내리는 비에 젖어 있었습니다.

불어오는 스산한 바람에 갈 곳 정하지 못한 비는 흩날리듯

차갑게 내 얼굴에 와 닿으며 잠재웠던 기억을 일깨워 주고,

비의 알싸한 향기가 코끝으로 스쳐가며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멀거리며 퍼져 들어 옵니다.


창 문을 닫아 보았습니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물이 누군가의

서러운 눈물처럼 창을 타고 흘러 내립니다.

쉼없이 두드리는 슬픈 빗줄기에 마음이 씻겨 내리는 듯

한 방울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립니다.

흐르는 음악과 함께 내 눈에 스며든 비는 마음을 적시며

슬픔을 자꾸만 자꾸만 떨구게 합니다.


비 오는 날, 홀로 빗 속을 뛰어 다니며 흠뻑 젖었던 철없는 그 때처럼,

내리는 이 빗 속으로 내 한 몸 맡겨 보고도 싶었습니다.

아주 어릴 적, 그 때의 기억이 바로 어제처럼 선명히 떠오르는데

내 아픔이 커져 버린 어느 해 비 오는 계절이

먼 기억 속, 아주 오래 전 기억처럼 흐릿한 것은...

그 아픔을 차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아파서 숨 쉬기 조차 힘겨웠던 그 계절...


지난 날의 잔상 속에서 간절히 품었던 바램이 되살아나며,

비와 함께 젖어드는 쓸쓸함 속에서 조용히 피어 오릅니다.

내리는 비와 함께 마시는 한 잔의 커피,

그 커피향에 서린 기억으로 울컥 다시 눈물이 맺히는 건

기억 속으로 떠오르는 한 사람, 내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바로, 그대 때문입니다.


기억하나요...

비 오는 계절입니다.

이 계절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운명처럼 만난 그대와 내가,

아픈 사연을 달래가며 하나의 의미로

함께 하려 했던 그러한 때가 있었다는 것을...

거부할 수 없었던, 어긋나는 인연에 숨죽이며

차마 돌아서지 못해 멈칫거리던 기억들이 하나, 둘씩 쌓여갈 수록

지쳐가는 나를, 그대를 보며 아프다는 소리도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잊혀지고 멀어져만 갑니다.

다만...

내리는 비에 나로 인한 기억으로, 그대도 나처럼

이 쓸쓸함에 젖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비가 오면 그대와의 서글픈 인연에 아파하듯

머물러 버린 그리움에 아파합니다.

돌아서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짐했던 것들이 무너져 내리려 합니다.


이제 내가 그대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은

너무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 않으며 섣불리 멀어지려고도 하지 않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그 하나 뿐입니다.


그래요...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건

지난 화려한 날의 기억을 더듬어 꺼내 볼 수 있음으로...

촛점 잃은 눈동자 위로 흘러 내리는 눈물,

내리는 비로 쉽게 가릴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언제쯤이나 그칠지 모르는 이 비를 바라보며

슬픈 계절은 이제 다시 돌아 오지 않을 거라고 다시금 다짐해 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리의 고양이'ㅡ'*


노래너무 좋지 않나요?


제가 무지 좋아하는 곡입니다





Nouveau Son - It Was Shiraz / 이별의 그늘 - Vocal by 신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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