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지배하는 분위기는 테러범에 대한 분노나 혹은 복수하는 자의 고뇌가 아니고 바로 두려움입니다.
주인공은 복수하기로 결심하는 순간부터 불안에 휩싸이죠.
언제 다시 보복의 화살이 자신에게 날아올지 모르기에 강박에 시달리며 침대매트리스와 전화기를 뜯어보고,
주변 차량을 감시하고,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생활합니다.
이러한 두려움에는 끝이 있을 수 없는데 누군가를 해치려고 마음 먹는다면 결국 언젠가는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암살임무를 맡은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테러가 일상화된 이 시대에 공포는 비단 그들만의 몫이 아니에요.
이라크에 대한 전쟁이나 공항의 보안검색 강화 등을 그 해결책으로 믿고 있는 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랍인들은 다들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고 따뜻한 중동의 풍경은
우울한 회색조의 유럽 도시들보다 오히려 친근합니다.
주인공은 테러 관계자들을 하나 하나 살해하면서 갈등하기 시작하고요.
그런데 우습지 않습니까. 이스라엘도 아니고 독일에서 자란 주인공이,
인종에 따라 집단의 성격을 규정하고 테러에 테러로 맞서면서도
그게 처음부터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게 말이 되는걸까요.
마치 사고(思考)가 정지된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들의 변화에서 현대 서구-
미국과 이스라엘로 대표되는-사람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그게 잘못된 줄 모르고 있는 것이에요.
이 부분이야말로 갈등에 있어 핵심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잘못을 해왔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해요.
그들은 항상 정의로웠고, 외부의 악의 무리를 무찔러왔다고 느끼는 유아병적인 환상이
엄연히 미국인들의 정신세계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고뇌하고 도피하지만 결국 다른 누군가가 복수에 나서게 됩니다. (만찬은 끝내 거절당했죠.)
뮌헨 사건 이후 테러 주동자 11명 중 9명이 끝내 죽임을 당했고 그 와중에
모사드는 민간인을 오인하여 살해하고 도주하다 체포되는 추태까지 보였지요.
최악의 결과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결국 뮌헨은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문제를 자각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의의를 남겼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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