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공주

영화.. 2006/01/09 13:25
엄정화의 연기는 정말로 훌륭하다.
그녀의 연기는 날이 갈 수록 빛이 더하고 있으며 로버트 드니로 만큼의 카리스마를 조만간 획득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저 엄정화의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이영화를 보는 동안 부족함이 전혀 없다.

차가운 도시인들의 삶과 우리사회의 만연한 폭력에 직접적으로 면도날을 들이대고 있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범인을 모두 보여주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천재 박찬욱 감독의 복수시리즈들과 같은 부류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살인중 우발적인 살인은 단 한건도 없다. 마지막에 이어지는 살인조차도 실은 모두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 영화가 조용히 지나가 버린 이유중에 하나는 문성근의 연기에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정도다. 문성근의 연기는 마지막 살인을 하게 만드는 동인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힘이 부족했고 중간에 설명 역시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오로라 공주는 크게 세가지 면에서 찬사를 보내기에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다.

1. 엄정화의 재발견
: 성형에 의해 표정연기가 안되네 어쩌네 소리가 있지만 편견은 걷어내고 그녀의 눈과 목소리를 자세히 응시해 보라. 당대에 "문소리"와 쌍벽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여배우를 우리 영화계는 얻었다. 엄정화의 연기는 갈 수록 빛을 발할 것이다.

2. 방은진 감독
: 신인 감독상을 차지한 것 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싶을 정도지만 문성근의 미스캐스팅과 중간의 동인에 대한 설명 부족은 역시 신인이기 때문이라 설명하는게 옳을듯 하다. 하지만 정말로 장래가 창창하고 다음작은 우리를 더욱 놀래켜 주길 바란다.

3. 한국 스릴러 영화의 수준확인
: 히트작이 하나 나오면 열풍처럼 다른 부분으로 그런 능력들이 번져 가기 마련인데 박찬욱감독의 복수시리즈의 히트가 우리나라 스릴러의 수준을 확실히 헐리웃을 능가할 정도로 올려놓았음을 이 영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적어도 나에겐 친절한 금자씨보다는 좀 더 명쾌한 영화였으니까.


DVD로 나와 있으니 시간나면 무조건 보시도록.


혈의 누, 오로라 공주, 둘 다 피칠갑 영화지만 정말로 한국적인 소재였고 한국적인 결말이었다.

PS. 리뷰 쓰다가 찾아낸 건데 최종원은 혈의 누와 오로라 공주,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하고 있다.
캐스팅이 자꾸 그런쪽으로오는건지.. 아니면 본인이 그런 역할을 자꾸 찾는건지 확실하진 않지만 200년 전 수사반장일 때나 현대의 수사반장일 때나 그의 연기는 항상 똑같다.

이걸 좋다고 표현해야 할지.. 여튼... 나름데로 처신을 잘 하고 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연기는 현실의 반영이라 해야 옳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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